티스토리 뷰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우섭이는 선덕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중학교 1학년이 시작되는 3월에 어머니께서 처음 데려오셨지만 첫 수업은 2학년 여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우섭은 사춘기를 맞아 쉽지 않은 시절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글씨의 모양과 글의 내용은 결코 잘 쓴다고 하기 어려웠죠. 문학 작품을 쓰거나 영화를 보면서 상상을 하는 글을 쓸 때는 어떤 경우이든지 폭력적인 글로 바꾸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는 도덕적이지 않은 글들을 즐겨 썼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섭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폭력적인 생각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쓰도록 했습니다. 폭력적인 글만 쓰기를 즐기는 아이이지만 그나마 그의 생각의 흐름을 막아 놓으면 쓰던 것도 못 쓸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나의 수업 방식에는 한 줄기로 흐르는 맥이 분명히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와 철학적 사고를 기르는 연습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글을 쉽게 쓰도록 지도하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창의성과 상상력을 위한 공부는 불규칙한 선을 완성하고 제목을 붙인다거나 한 가지 사실이나 상황을 반대로 생각해 보는 공부를 했습니다. 한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서로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감상하면서 복싱과 인생의 관계, 한계 상황에서 성공하는 인간들, 나이 듦의 서글픔, 가족보다 더 진한 사제 관계, 안락사, 주제 음악을 그림으로 그리는 시도를 끊임없이 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하여 생각을 깊게 하는 연습이었습니다.

 

문학 작품으로 공부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공부를 했습니다. 이어령 교수님의 명쾌하고 깊은 사회 문화적 해석을 음미하고 자신이 해석을 덧붙이거나 장영희 교수님의 문학 작품의 해설에서 보는 사랑과 절망을 통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현대시에서 언어의 아름다움과 인간과 자연의 본질뿐만 아니라, 논리까지도 생각했고, 창의적 문제에서는 골머리를 앓아가면 문제를 풀어 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철학적인 측면의 공부에서는 중국의 고전인 장자와 한비자, 공자에서 보는 세상의 통찰과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기도 했고, 하버드 대학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다양한 생각을 해 보는 공부를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아이의 생각을 깨치게 하려고 했고 스스로 쉽게 글을 쓰게 하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1년쯤의 시간이 지났을 때는 초기에 썼던 폭력적인 내용이 사라졌습니다. 창의적인 사고도 많이 이 좋아졌습니다. 생각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가장 반가운 것은 우섭이는 재미있는 글을 편하고 쉽게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우섭이는 초등학교 때 매우 똑똑하였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 명석함이 반드시 회복된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은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입니다. 또한 어머니께서는 나를 믿으셨고 나의 프로그램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이 있으셨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거워하시면서 인성교육과 사랑스럽게 잘 되기를 기다리시는 어머니의 정성으로 분명히 명석함이 되돌아 오리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의 똑똑한 모습이 돌아왔습니다.

 

우섭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체격이 커지고 생각이 바뀌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생각하는 힘이 생긴 것입니다. 나는 어떤 문제든지 간에 답을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내가 공부시키는 생각 펼치기 문제들 중에는 나에게도 답이 없는 것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답을 만들어 가면서 나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사고력과 창의력 기르는 것입니다. 아이가 힘들게 생각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우섭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입니다.

 

그 아이가 학교에서 서울대학교 자기소개서 쓰기에서 1등을 했다고 했다는 겁니다. 나는 이 아이에게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가르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섭이가 1등을 한 이유는 상상이 갑니다. 우섭이는 그동안 나에게 배운 창의력과 스스로 사고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도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을 것입니다. 실제 우섭이에게 그렇게 썼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아마 틀에 맞추어 형식에 맞추어 억지로 분량을 채웠으리라 짐작했습니다. 고등학교 선생님께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도 글쓰기는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하셨다고 나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우섭이가 벌써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우섭이는 1년 반만 죽도록 노력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요즘 우섭이를 보면 이렇게 바람직한 고등학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크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섭이 동생이 중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복잡한 사춘기를 겪는 동생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번에 쓴 자기소개서는 우섭이에게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이번 일에서 우섭이가 더욱 자신감을 얻어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여 꿈을 펼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길 바랍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