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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이는 주의력 결핍 장애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그 애의 어머니께서는 자신감은 물론 공부 적응력이 문제가 되는 아이라고 걱정하셨습니다.

 

수업 시간에 꽥 꽥 하는 소리를 지르며 이상한 표정과 몸짓을 하는 등의 문제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입니다. 글씨도 엉망이어서 읽기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은 공부를 못 한다는 무기력한 생각이 더 큰 문제거리였습니다. 한상이와 같은 증세를 앓는 아이는 습관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을 중지시키면 불안해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0.5초 내에 아주 짧게 지르게 하는 것입니다. 한상이는 짧게‘꽥!'하고 소리를 내며 즐거워했습니다.

 

한상이는 글쓰기의 기초로서 삼각형이나 평행선 같은 그림에다가 선을 덧붙여서 더 복잡한 도형을 완성하는 공부를 좋아했습니다. 나는 한상이가 글을 쓸 때에는 조금이라도 특이하거나 성의가 있으면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한상이는 우리 교실에 올 때마다 도형에다 그림을 덧붙이고 글자로 설명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는 앞으로 한 달간은 자유롭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한 달을 공부하고 나니 글을 더욱 잘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를 짓는 시간에는 아예 학생임을 포기하고 머릿속을 깨끗하게 비우고 책상에 엎드렸습니다. 나는너는 시를 잘 지을 수 있어. 오늘은 시를 공부해야 한다.”하고 강하게 말하고 시를 짓도록 했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나의 속 마음에서는과연 이 애가 시 짓는 공부를 따라올까?'하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시를 지을 때 예쁘게 쓰려 하지 말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을 쓰라는 등의 몇 가지 규칙을 정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아이가 정해준 주제로 시를 쓰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시를 완성했습니다. 교실 아이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끝낸 것입니다. 한상이의 시를 읽어보니 꽤 괜찮은 시를 지어 냈습니다. 나는 칭찬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가장 빠르게 시를 지어냈습니다.

 

약간 투박하고 식상한 내용도 있지만 잘 해 썼습니다. 나는 한상이의 시를 학생들에게 읽어주고 칭찬도 많이 해주었습니다. 아마 집으로 가는 길에서 참 행복했을 것입니다. 집에서도 입이 크게 벌어져 좋아했다고 그 애의 어머니께서 전하셨습니다. 시를 다 써 놓고 쑥스러워하던 모습이 사랑스러웠습니다. 자신의 시를 읽어줄 때는 부끄러워서 에어컨 아래로 몸을 숨깁니다. 한상이의 시를 읽어주니친구들이! 잘 썼다~’하는 탄성을 지릅니다. 자리에 와서 앉아 입을 조금 벌리며 좋아합니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는 어디서나 칭찬을 받아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지만 한상이와 같은 아이들은 공부하는 교실에서 칭찬받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나는 한상이에게 아주 조그만 내용이라도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공부를 잘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은 아이가 렇게 빨리 나의 체계 속에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온 지 두 달 만의 일입니다.이 글을 수업 중에 소리 지르는 행동이 많이 줄었습니다. 오늘 한상이는 잠을 자려고 누워서 생각할 것입니다. 오늘 글쓰기기 교실에서 지은 시를 생각하고 나와 친구들의 칭찬을 떠올리며 행복해할 것입니다. 밤에는 멋진 꿈을 꾸며 꿈속에서도 시를 짓는 한상이를 상상합니다. 한상이가 지은 멋진 시를 소개하면 글을 마칩니다.

 

  진달래꽃

 

진달래가 꼭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 꽃보다 멋진 꽃은 많지만

믿음직스러운 꽃, 보석 꽃 진달래

진달래는 우리의 희망과 마음입니다.

 

진달래는 예쁜 꽃이지만

우리의 마음을 꼭 끌어안는 꽃입니다.

투명한 마음 꽃

우리 마음엔 진달래가 있습니다.

멋지게 희망과 기쁨을 안고 피는 진달래

 

우리의 지구는 어느새

붉은색으로 가득 찼습니다.

우주든 별이든 우리나라든지

우리의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피어나는 진달래가 우리를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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