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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설날 유래는 나이를 먹는 서러움?
'인생은 덧없다'라는 시는 예나 오늘날이나 시인들의 단골 주제이다. 오늘 날 현대시나 유행가사에도 많고 조선시대 최고 시인이라 할 수 있는 황진이도 인생의 덧없음을 바탕으로 깔고 '인생이 일도창해(한 번 바다로 가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놀다 간들 어떠리'라고 노래했다. 중국 당나라 시인 유정지는 세월의 흐름을 '해마다 꽃은 그 꽃이지만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구나'라고 하였다. 이 구절은 오늘날에도 세월의 덧없음과 인생 무상을 노래할 때 많이 인용되고 있다. 한마디로 서럽다는 뜻이다. 설날의 유래를 말하려는데 '서럽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의도가 궁금할 것이다.
명절 설날 유래를 살피다 보니 나이를 먹는 인생의 덧없음에서 오는 서러움이 깃든 의미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노인일수록 더욱 서러울 것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가면서 팽행하던 근육과 살갗은 힘을 잃고 고운 피부는 볼품이 없어진다. 그러나 뇌의 기억에서는 언제나 20대 청춘에 머물러 있다.
명절 설날 유래를 알 지 못하는 초등학생 때가 그리워 진다. 생각해 보면 설날이 즐거워서 손꼽아 기다리던 때는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 정도 어린 날 뿐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는 2살 아래 위의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집집을 돌며 동네 어른들께 세배를 올리면 세배돈이 두둑해 졌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지금은 세뱃돈을 주는 나이가 되면서 어릴 적 그 즐거움 보다는 설날은 설설 기는 두려움까지는 아니어도 이것저것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명절이 돼 가는 건 아닌지?
육당 최남선의 설명에서 명절 설날의 유래를 살펴 볼 수 있다. '설'은 '섧다'는 뜻이 있는가 하면 '조심하여 근신한다'라는 뜻을 '조선상식문답'에서 밝히고 있다. 돌이켜 보니 어릴 적 세배를 돌 때 많이 듣던 덕담 중에는 '아무 탈 없이 1년을 잘 지내라'는 말씀이 생각 난다. 즉 설날은 '조심하는 날'인 것이다. 한자로 元旦(으뜸 원, 아침 단)을 흔히 알고 있지만
신일(愼日, 삼가할 신, 날 일, 삼가하는 날, '삼가'는 조심이란 뜻이다.)이라고도 쓰고 있는 풍습을 보면 공감할 것이다.
또는 살(年), 설(歲)는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나이와 연결할 때 지금처럼 '몇 살이냐? '하는 게 아니라 '몇 설을 먹었냐?'라는 게 우리 고유의 의미였다.
하여튼 명절 설날의 유래는 '서러움'이다. 이런저런 의미를 더듬어 보면 '설'과 '설날'은 나이를 먹는 데 대한 서러움을 뜻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나이를 먹는 서러움, 그러나 안 먹을 수도 없는 나이 이어서 다가오는 '설날'의 서러움은 서럽지 않은 마음으로 살 수는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고 나이를 먹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 인생은 흘러가고 있다.
어릴 적 떡국 한 그릇 먹고 나이 먹는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타투어 여러 그릇 먹었던 추억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탁의 고시조 탄로가는 가는 세월에 대한 해학성이 들어 있다. '한 손에 막대 잡고 한 손에 가시 들고 오은 백발 막으려니까 백발이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는 재치있는 글솜씨가 뛰어나다. 이는 가는 세월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 보려는 데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설날은 고향 가고 고향 오는 길에서 고속도로가 막혀 짜증이 나시거든 이건 세월이 천천히 가는 거구나 하고 생각을 달리 먹어 보면서 한 해를 잘 살아 다짐을 하는 시간으로 삼아도 좋을 듯하다. 우리 조상들 대부분의 정서인 서러움이 즐거움으로 바꾸는 명절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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